[차이나테크 공습] 메기 효과 vs 중국산 한계…아토3 등장에 '뒤숭숭'
현대車 독점 균열에 선택지 확대 경쟁에 따른 AI·자율주행 기술 고도화 기대감 개인정보·품질·서비스 등 우려 시각 아토3, 지난해 화재 위험에 10만대 리콜
[한스경제=최창민 기자] 중국 BYD(비야디)의 소형 전기 SUV 아토3가 국내 시장에서 판매를 시작하자 시장에서는 우려와 기대가 공존하고 있다. 업계는 일종의 '메기 효과'로 소비자 선택지 확대, 토종 국산차의 기술 고도화 등 긍정적인 관측과 '중국산' 딱지에 붙는 개인정보 유출 우려, 품질·서비스 문제 등 부정적인 시각이 교차하고 있다.
◆ BYD에 폴스타·지커·샤오미까지…선택지 확대
1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BYD코리아는 지난 16일 인천 중구 상상플랫폼에서 승용 브랜드 출범식을 열고 아토3 판매에 돌입했다. 아토3는 BYD가 자체 제작한 LFP 기반 블레이드 배터리를 탑재해 복합 기준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 321km를 갖췄다. 기본 트림 가격은 3150만원으로 책정됐는데 지방자치단체별 보조금을 거치면 2900만원선까지 값이 떨어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BYD가 '저가'를 무기로 내수 시장에 참전하면서 시장에 변화를 불러올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먼저 현대자동차그룹의 독점 균열이다. 지난해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내수 시장에서 124만5020대를 팔았다. 수입차를 포함한 점유율은 74.1%다. 도로에서 볼 수 있는 차량 10대 중 7대 이상이 현대차·기아인 셈이다.
전기차 시장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자료를 보면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는 총 14만1782대의 전기차가 팔렸다. 현대차와 기아, 테슬라가 8만4364를 팔면서 상당수를 점유했다. 업체별로는 현대차가 포터 일렉트릭과 ST1 등 상용차를 제외하고 3만1602대로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어 테슬라 2만9750대, 기아 2만3192대 등으로 집계됐다. 이들 업체의 전기차 값이 4000만원대를 형성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아토3가 침투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결과적으로 소비자 선택지가 커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중국 지리자동차 산하 폴스타는 올해 하반기부터 폴스타4를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서 생산,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린다. 또 BYD는 하반기 중형 전기 세단 씰, 중형 퍼포먼스 전기 SUV 씨라이언7 등으로 라인업을 확장할 예정이다. 시장 상황을 고려해 판매 차종을 확대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지커, 샤오미 등도 국내 전기차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전기차 보급 확대까지 이룰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가는 "가격만 고려하면 충분히 메리트 있다"며 "캐즘 극복 등 국내 전기차 시장 활성화에 일부 기여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위기감에 따른 기술 고도화는 산업 발전을 이끌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BYD의 진출이 '메기 효과'를 불러올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양진수 HMG경영연구원 모빌리티산업연구실 실장은 지난 신년 세미나에서 "기업 입장에서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비롯해 기술력을 갖춘 해외 업체, 국내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며 "중국 업체의 경쟁력은 단순히 전기화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자율주행 등 중장기적인 스마트화 흐름에서도 무시할 수 없다"라고 평가했다.
◆ '중국산' 한계 지적도…"B2C 쉽지 않을 것"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개인정보 유출 우려, 짧은 업력에 따른 품질과 서비스 문제 등이 거론된다.
화웨이 '백도어' 논란이 대표적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와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산 반도체에 강력한 제재를 걸었다. 2019년 당시 트럼프 행정부는 화웨이가 반도체 기술 탈취와 자금 세탁, 이란의 대량 살상 무기 제재 회피에 도움을 준다는 이유 등을 들어 수출을 제재했다. 화웨이가 인증 없이 정보망에 침투했다는 백도어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던 시기다. 2022년에는 바이든 행정부가 자국 업체 엔비디아와 AMD에 AI 반도체를 중국으로 수출하지 못하게 했다. 중국이 군사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BYD는 이 같은 우려와 관련 "국내 서버에서 서비스를 관장하고 있고 중국으로 유출되지 않게 노력했다"라고 했지만 업계의 우려는 상존하는 상황이다.
'중국산' 꼬리표에 따른 품질도 도마에 오를 수 있다. BYD 등 국내 진출을 모색하는 중국 전기차 회사는 전기차 업력이 짧다. 레거시 완성차 업체들과 견줘 턱없이 부족한 수준으로 차체 강성, 화재 등 안정성 면에서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 BYD는 지난해 위안 플러스와 돌핀 차종 일부를 조향장치 공정 결함에 따른 화재 위험으로 10만대가량을 리콜한 바 있다. 위안 플러스는 이번에 출시된 아토3의 현지명이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향후에 품질 이슈가 발생하지 않아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중국산이라는 이유로 구매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판매가 다소 주춤할 수 있다"며 "당분간 개인 고객(B2C) 공략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후 서비스 문제도 제기된다. 과거 일부 수입차 업체들이 관련 문제로 국내 시장에서 철수한 바 있는 탓이다. 조인철 BYD코리아 승용사업 부문 대표는 "(서비스 네트워크는) 가장 많이 심혈을 기울인 부분"이라며 "중국과 한국 간 물류를 잘 갖춰 부품 운송 시간이 짧아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