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싼커'가 몰려온다…항공사들이 중국 노선 확대 고민하는 이유

방한 중국 개별관광객 증가...대한항공·아시아나 노선 확대 LCC는 중국인 해외여행 수요 기대 힘들어...티웨이 "현지인 비중 10% 내외" "수익성 증가 기대되지만 중국 이슈 많아 추이 살펴야"

2024-10-28     박정현 기자
명동 거리/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한스경제=박정현 기자] 중국 방한관광객이 늘어나는 가운데 국내 항공사들이 중국 노선 확대를 고민하고 있다. 중국 국적 탑승객의 비중이 크지 않은 항공사도 있을 뿐더러, 중국 여객 수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들이 잔존하기 때문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항공사(FSC)들은 중국 노선을 늘리고 있지만 저비용항공사(LCC)들은 회사마다 처한 다른 상황 때문에 중국 노선 확대를 주저하며 관망하고 있다.

우선 대한항공은 12월 28일 인천~푸저우에 신규 취항한다. 12월 1일에는 코로나 19로 멈췄던 부산~칭다오 노선을 재운항한다. 또 인천~무단장 노선 재운항, 인천~샤먼 노선 1편 증편 등 늘어나는 중화권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현재 대한항공의 중국 노선망은 홍콩·대만·마카오를 포함해 25개에 달한다. 대한항공 측은 "중화권 노선별 운항 횟수는 연말까지 2019년 11월 대비 95%로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이달 14일부터 인천~베이징 노선을 주 14회에서 주 20회로 증편하고, 인천~상하이 노선을 일 3회 운항에서 일 4회로 늘렸다. 베이징과 상하이가 국내 기업들이 중국으로 출장을 가기위해 사용하는 상용 수요란 점을 노렸어도, 중국 노선을 점차 회복하는 추세란 점은 의미가 크다. 

중국은 코로나19 이전 아시아나항공 실적의 17%를 책임졌던 핵심 노선이다. LCC들을 따돌릴 만한 알짜 운수권도 많아 높은 수익성도 기대할 수 있다. 최근 아시아나항공은 중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K-뷰티 라이브커머스 방송을 진행했다. 최근 중국 관광객 트렌드인 MZ 여행객 '싼커'를 겨냥해 마케팅을 펼친 것이다.

그간 중국 노선 이용객이 늘어나도 업계는 중국인의 한국 여행 인기가 예전 같지 않은 것으로 판단해왔다. 경기 침체로 자국 여행이나 엔저효과가 있는 일본으로 여행을 갔기 때문이다.

또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들 중 상당수가 중국 항공사를 이용하거나, 배를 타고 이동하는 경우가 많아 국적 항공사들 입장에선 중국인의 해외 여행 수요를 기대하긴 힘든 상황이었다. 

다만 중국 항공사가 한국행 노선을 다 회복하지 못해 한국 FSC로 수요가 흘러들어왔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항공사 공급석이 제한적이면 이미지가 좋은 한국 FSC를 선택하게 된다. 경유 시 중국 항공사와 한국 항공사를 혼합해 들어오기도 한다"고 했다.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단체관광객 모습. / 연합

반면 LCC는 중국 노선을 확대하거나 고민 중에 있다. 중국 국적 관광객을 위해 노선을 확충할 정도로 중국인 탑승비율이 크지 않은 탓이다.

티웨이는 1월에서 9월까지 중국노선 중국국적 탑승객의 비중이 평균 10% 내외라고 밝혔다. 티웨이 관계자는 "노선 확대 계획은 유관부서에서 상황에 따라 추후 검토 하겠다"라며 "중국 노선을 포함해 전 노선을 안정적으로 운항하기 위해 안전에 집중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티웨이는 동계 시즌 인천~산야, 인천~선양, 인천~우한, 인천~원저우, 인천~칭다오, 인천~하이커우, 대구~장자제, 청주~옌지 등 총 8개의 노선을 운항한다.

이스타항공이 운항 중인 청주~장자제 노선의 경우 중국 국적 탑승객 비중은 20~30%다. 이스타항공은 동계부터 청주~상해 노선을 운항할 예정이다. 현재 운항 중인 중국 노선은 인천~상해, 인천~정저우, 청주~장자제, 청주~연길, 부산~연길 등 5개다.

제주항공은 본사가 제주도에 있는 덕에 중국 관광객 특수를 제대로 맞고 있다. 제주는 중국 관광객에게 특기 인기 높은 관광지다. 제주항공의 중국 국적 탑승객의 비중은 타 LCC를 압도하는 수준인 50%를 넘어선다. 제주항공은 4월부터 제주~베이징 다싱 노선과 무안~장자제 노선에 신규 취항했고, 동계에는 총 9개의 노선을 운행하기로 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중국 방한관광객이 늘며 중국 국적 탑승객의 비중이 더 상승했다. 향후 노선 확대에 대해서는 추이를 지켜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최대 LCC인 에어아시아 또한 올해 한국~중국 노선을 대거 확충했다. 글로벌 외항사 특성상 본래도 한국 국적 탑승객보다 중국 국적 탑승객이 많은데 중국부문 업황 회복으로 수요가 더 늘었다. 에어아시아 관계자는 "중국 관광객 수요에 노선을 확충했고, 공급이 늘다보니 승객수가 더 많아지고 있다"라고 했다.

최근 중국 방한관광객 중 싼커의 비중이 높아 탑승률만 높다면 수익성은 높아질 전망이다. 일부 전문가는 이제서야 중국노선이 회복되는 추세여서 조금 더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제언한다. 

한 관계자는 "중국은 워낙 이슈가 많았고 많은 곳"이라며 "최근은 일본이 탑승률도 높고 외교적으로도 안전해 더 '믿는 노선'으로 기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