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추락에 흔들리는 국내 증시...외국인 '매도세'에 하락
삼성전자, 5만9900원 터치...32거래일 연속 외국인 매도세 외국인 투자자들 지난 8~9월, 국내 증시서 10조원 달하는 주식 매도
[한스경제=박영선 기자] 인공지능(AI)에 대한 성장 불확실성이 커지며 외국인의 매도세가 연일 이어졌다. 이에 삼성전자 주가가 하락하면서 코스피 지수도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일 대비 0.72%가 내린 2581.03에 장을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6076억원을 매도했으며 개인은 6291억원 매수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판 주식은 개인 투자자들이 거의 수용한 형태를 보였다. 코스닥 지수는 외국인이 747억원을 순매도하며 전일 대비 1.42%가 하락한 734.59로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이 같은 낙폭은 미국 국채 금리 급등과 IT 산업의 화두였던 인공지능(AI)에 대한 성장 불확실성이 커지며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 경계감에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글로벌 증시의 흐름을 감안하더라도 국내 증시는 연인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일에는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0.61% 하락해 2594.36에 장을 마감하는가 하면, 이후론 2600선 아래서 지지부진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올해 안으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이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내수 부진이 이어지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4일 코스피 거래대금은 6조3638억원을 기록, 3개월 전인 8월에 비해 4조5400억원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 예탁금도 54조원을 기록, 전달 말(56조8330억원) 대비 계속 줄어들었다.
유가증권 시장의 주가 하락의 원인으론 삼성전자의 추락과 내수 침체, 연이은 외국인 투자들의 매도세를 꼽을 수 있다. 24일 삼성전자 주가는 4.34% 하락한 5만6600원으로 마감했으며 25일에는 1.07% 하락한 5만5900원으로장을 마쳤다.
삼성전자의 주식은 1년 10개월만에 연중 신저가를 기록하며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시가총액은 334조3078억원으로 8월 이후 현재까지 162조원이 줄었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실적 하락이 4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파운드리와 HBM 부문이 시장 기대치 대비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고 비메모리 부문도 장기간 성과를 내지 못한 만큼,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시장은 삼성전자의 부진이 반도체 업황 전체의 부진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보고 있다. 국내 기업인 SK하이닉스는 24일 3분기 매출액이 직전 분기 대비 7%가 오른 17조 5700억원, 영업이익이 직전 분기 대비 29%가 오른 7조3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실적 발표 당일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1.12%가 오른 19만82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또한 25일 장 초반 3.9% 오르면서 주가가 20만원을 돌파해 지난 3개월의 하락분을 모두 만회했다. 또한 삼성전자와 달리 8월 이후 시가총액이 7조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 시장에서 SK하이닉스 주식이 오른 이유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SK하이닉스 주식을 사들였기 때문이다. 24일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를 주식을 6480억원 순매도 한 반면 호실적을 발표한 SK하이닉스는 1720억원 순매수하며 주가를 밀어올렸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8월과 9월 국내 증시에서 10조원에 달하는 주식을 매도했다. 지난 11일 금융감독원은 발표한 외국인 투자자 증권투자 동향에 따라면.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9월 7조3610억원 어치를 메도했으며, 8월에는 2조5090억원 어치를 매도했다. 3분기 들어 투자자들이 국내 증권 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원화 가치 하락도 주식 하락에 한 가지 원인이라 할 수 있다. 2021년 말까지만 해도 1200선 아래였던 환율은 이제 1400원 선에 근접하고 있다. 원화가 평가 절하되면서 환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사그러들고 있다.
여기에 장기화되고 있는 내수부진 역시 주식시장 하락의 주 요인이다.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은 전 분기보다 0.1%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은행의 전망치(0.5%)보다 크게 밑돌도는 수준이다.
문제는 내수 회복도 더딘데 수출도 예상보다 부진하다는 것이다. 3분기 수출은 이전 분기 보다 0.4% 줄었다. 수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2022년 4분기(-3.7%) 이후 6개 분기 만의 일이다.
마지막으로 미국 대선의 변동성 역시 주목할 부분이다. 증권가는 미국 대선의 변동성 등이 해소되기 전까지 국내 증시의 하방 압력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선을 앞두고 증시 변동성이 확대된 점을 경계해야 하며 누가 당선되어도 대선결과는 코스피 불확실성 해소의 전환점이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