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 졸라매는 롯데…효율화·신사업 육성 나서
롯데, 인력·점포 등 효율화로 비용 줄이기 롯데쇼핑, 해외사업·RMN 사업 등 신사업 확장
[한스경제=이현령 기자] 롯데쇼핑이 비효율 줄이기와 함께 신성장 동력을 육성한다.
롯데지주는 지난 8월 비상경영 체제 전환에 돌입했다. 이에 롯데 계열사들은 효율화로 비용을 절감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15일 법인 건립 이후 첫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세븐일레븐은 2022년부터 2년 연속 영업 손실을 기록했으며 올해 2분기에도 영업 손실 98억 원에 달하는 등 고전을 겪고 있다. 이번 희망퇴직은 올해 롯데 유통 계열사에서 세 번째다. 지난 6월에는 롯데온이 출범 후 첫 희망퇴직을 받았으며 8월에는 롯데면세점이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인력은 물론 점포 효율화 등도 진행했다. 경상남도 창원에 있던 롯데백화점 마산점은 지난 6월 말 영업을 종료했다. 마산점은 지난해 매출 약 740억 원으로 롯데백화점 전국 32개 매장 중 매출 하위권에 속했다. 롯데쇼핑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 앞서 비효율 점포에 계약 해지, 부동산 재개발 등을 진행해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6월 비상경영 체제를 선언하며 잠실 월드타워점 타워동 매장을 영업 종료하겠다고 전했다. 경영 효율화를 위해 전 임원 급여 삭감, 사업부 구조개선 등도 실시했다. 롯데면세점의 지난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7% 증가한 8169억 원이었으나 영업손실 279억 원을 기록했다. 롯데온은 지난 7월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강남 테헤란로로 사옥을 이전했다.
롯데쇼핑은 지난 11일 기업가치제고 계획을 공개했다. 당시 2030년 달성 목표로 매출액 20조 3000억 원과 영업이익 1조 3000억 원을 밝혔다. 롯데쇼핑은 2020년부터 롯데마트·슈퍼 점포 효율화 추진 등으로 연결 매출이 감소하며 성장성이 저하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 주요 경쟁사들이 매출 감소에도 신규 사업 진출 등으로 외형 확대를 추진했다고 분석했다. 롯데쇼핑은 2023년 매출액 14조 5559억 원으로 전년 15조 4760억 원보다 감소했으나 당기순이익은 1692억 원으로 흑자전환 했다.
롯데쇼핑은 신성장 동력으로 새로운 수익원 창출에 무게를 두고 있다. 동남아시아 사업을 확장하며 해외사업을 강화한다. 현재 베트남에 백화점 3개, 그로서리 16개 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에는 백화점 1개, 그로서리 48개 점이 있다. 롯데쇼핑은 동남아시아 사업을 총괄하는 인터내셔널헤드쿼터(iHQ)를 조직할 예정이다. 베트남 하노이, 호찌민 도시 등에도 출점 확대를 고려하고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이에 대해 “동남아시아는 법적으로 허가받는 과정이 오래 걸려 부지 등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영국 온라인 식료품 전문 기업 오카도와 협업하고 있는 온라인 그로서리 사업도 진행 중이다. 오카도 시스템은 AI, 로봇 등으로 물류를 자동화해 관리하는 기술이다. 2022년 협업을 시작해 지난해 말 부산에서 풀필먼트센터 건립을 시작했다. 최근 롯데마트가 이커머스사업부 e그로서리사업단이 통합되며 오카도 협업 사업을 맡았다. 오카도 시스템이 도입된 플랫폼은 내년 상반기 출시될 예정이다.
롯데쇼핑은 광고업인 리테일 미디어 네트워크(RMN) 사업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롯데 유통군이 보유한 온오프라인 채널과 4300만 롯데멤버스 회원의 구매 데이터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RMN을 위한 계열사 통합 플랫폼도 연내 공개하겠다는 계획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RMN 사업이 유통업계에서 흔한 시도는 아니다”라며 “RMN 관련 정확한 플랫폼 출시일은 미정”이라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