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IGNAL] 이연제약, 대규모 전환사채 발행…이유와 영향은

제2회 전환사채 만기 전 조기상환에 700억원 사용 “2회차 전환가액과 현 주가 차이 고려 가능성”

2024-10-16     권현원 기자
/이연제약 제공

[한스경제=권현원 기자] 이연제약이 대규모 전환사채를 발행하면서 그 배경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연제약은 전날 공시를 통해 무기명식 무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CB) 발행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발행규모는 850억원이다. 자금조달의 목적은 시설자금 115억원, 채무상환자금 735억원이다. 표면이자율은 0%이며 만기이자율은 5.0%이다. 전환가액은 1만3950원이다. 납입일은 오는 25일이다.

전환에 따라 발생할 주식은 기명식 보통주 609만3189주다. 이는 주식총수 대비 32.78% 수준이다. 전환청구기간은 2025년 10월 26일부터 2029년 10월 24일이다. 규모 순으로 프리미어성장전략엠앤에이3호 사모투자 합자회사와 쿼드자산운용 주식회사가 각각 350억원, 2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규모가 적지 않음에 따라 주식으로의 전환 시 대주주 지분이 희석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6일 기준 정순옥 대표이사 포함 특별관계자는 55.5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분 규모는 △유용환(28.40%) △정순옥(10.06%) △유정민(7.56%) △정순희(6.82%) 순이다. 나머지 이연제약 사내근로복지기금의 비중은 2.69%다.

자금조달 목적 중 채무상환금의 경우 제2회 전환사채의 만기 전 조기상환을 위해 700억원이 사용될 예정이다. 제2회 전환사채의 발행일은 2021년 7월 26일, 만기일은 2026년 7월 26일이다.

또 조달자금은 AAV 시설투자 및 운영자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투자기간은 2024~2025년이다.

조기상환하기로 한 전환사채의 전환가액은 2만2857원이었다. 전환에 따라 발행할 주식은 주식총수 대비 14.60%인 306만2519주였으며 최저 조정가액은 1만9429원이었다. 발행 대상자는 ‘쿼드 헬스케어 멀티스트래티지 10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의 신탁업자’ 지위로 투자한 삼성증권이었다. 이자율은 연 1.5%(분기별 복리)였다.

이 전환사채는 만기 전 조기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조기상환청구권·Put option)가 사채권자에게 부여된 사채다.

조기상환청구권과 관련해 사채권자는 사채발행일로부터 3년이 되는 날 및 만기일 전까지 이후 매 3개월에 해당되는 날을 조기상환지급일로 해 회사에게 자신이 보유한 사채의 전부 또는 일부의 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사채권자의 조기상환청구권 행사 시 회사는 조기상환을 청구한 사채권면액에 대해 사채의 발행일로부터 조기상환 시까지 표면이자를 공제하고 연 1.5%(분기별 복리)로 계산한 금액을 가산해 지급해야 한다.

또 사채권자가 조기상환청구권을 행사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회사에 서면으로 조기상환지급일 60일 전부터 30일 전까지 회사에 조기상환청구권 행사 통지를 해야 하며 회사는 해당 조기상환지급일에 사채권자에게 해당 행사가액과 계산된 가산금을 모두 상환해야 한다.

최근 5년 이연제약의 주가 추이. /네이버증권 화면 캡쳐

이러한 조건의 기존 전환사채가 조기상환이 결정된 것은 전환가액 대비 이연제약의 최근 주가가 떨어진 것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연제약의 올해 주가는 1만6700원으로 진입했으나 지난 14일까지 17% 이상 하락하며 1만3800원까지 내려갔다. 10월 기준으로도 1만3580원으로 진입한 이연제약은 앞선 11일과 14일 2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 이후 전환사채 발행 소식이 전해지며 15일 오전 4.5% 이상 오른 1만443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이연제약 관계자는 “조기상환의 이유는 채권자들이 결정을 한 것으로 정확한 의도를 파악하기 어렵지만 예측할 수 있는 부분은 2회차 전환가액이 1만9000원대다 보니 현재 주가와의 차이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풋옵션 리스크 극복 및 시장 안정화와 의도가 반영됐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풋옵션이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위험을 제거하고 안정시킬 목적으로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전환가액 자체가 조금 떨어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와 관련 보통 진행할 때 LP들이 주관사 쪽에 컴플레인을 넣을 수 있는데 이런 부분이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부분들은 기존 주주들이나 대주주들이 감안하고 자금조달을 통해서 시장 안정화에 대한 것을 안정화시키는 조치가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차환발행으로 이연제약의 수익구조상 실질적인 이자비용이 크게 상승할 전망이다. 기존 전환사채의 만기 수익률이 연 1.5%였던 반면, 이번 전환사채는 연 5.0%이다. 주식으로 무난히 전환된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주가 상승이 이루어지지 않아 전환이 되지 않는다면 다음에 있을 조기상환 또는 만기 시에는 5%의 이자비용을 지불하여야 한다. 연간 42.5억원의 이자 부담이며,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14.5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매우 큰 부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