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엔화 강세 청산 여파 우려↑

타무라 나오키 BOJ 심의위원 "2026년까지 금리 1%대 인상해야" 미·일 금리차 축소에 변동성 확대...추석 이후 코스피 저점 형성될 것

2024-09-14     박영선 기자
연합뉴스.

[한스경제=박영선 기자] 지난달 초 시장 예상과 달리, 일본이 갑작스럽게 금리를 인상하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여파에 아시아 증시가 폭락장을 경험한 후,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일본 중앙은행이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엔화 강세에 따른 투자자들의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세계 각국이 금리 인하에 따른 '통화 완화'로 시선을 돌리는 가운데, 일본은 엔화 약세로 인한 물가 안정을 목표로 긴축에 나섰다. 이는 미국과 유럽에 비해 낮은 수준이었던 일본 의 물가가 5월로 접어들며 상승세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최근 일본의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대비 2.8%를 기록,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소비자물가 증가세를 잡기 위한 조치가 필요해진 것이다. 

이에 일본은행은 엔화 약세로 인한 물가 압력을 잡기 위해 7월부터 금리 조정에 나선 데 이어 연내 추가 인상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일본 중앙은행의 나카가와 준코 심사위원은 지난 11일, 혼슈 동북부 아키타시에서 열린 경제·금융 간담회에서 금리를 추가 인상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나카가와 위원은 "물가가 안정세를 보일 경우, 금융 완화 정도를 조정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타무라 나오키 일본은행 심의위원은 12일 오카야마시에서 열린 강연에서 "중립금리는 아무리 낮아도 1% 정도가 되어야 하며 2026년까지 금리를 1%로 인상하는 것이 물가 상승 리스크 억제와 물가 안정 목표의 지속적 달성에 필요할 것이다"며, 점진적인 금리 인하를 감행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나오키 심의위원의 발언 이후, 엔·달러는 140.7엔까지 하락하며 엔화 약세가 두드러졌다. 지난 7월 금융정책결정회윈위원회(금정위)에서 일본이 금리 인상을 발표했을 때 엔·달러 환율은 161엔대에서 140엔대로 하락하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을 부추긴 바 있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최근 엔화 움직임에 대한 평가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의 엔화 강세는 미국과 일본 간의 금리 차이 축소가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환율 하락은 곧 엔화 강세를 의미한다. 

보고서는 일본의 7월 금리 인상 배경에 대해 "일본 외화 당국은 엔화 절하가 일본 경제에 더 이상 득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을 공유하며 대규모 시장안정 조치를 단행한 점도 엔화 강세 심리를 자극했다"고 분석하며 "일본의 고위급 외환 당국자들은 물가 상승과 성장둔화 가능성을 염려해 엔저에 대한 지속적인 우려를 표명, 7월 중 5.5조엔(약 350억달러) 규모의 외환시장 개입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엔화의 강세 전환은 미·일 양국간의 통화정책 기조 전환에 따른 금리차 축소 기대가 크게 강화됐기 때문으로, 7월 들어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예상치보다 낮아져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진 반면, 일본은행은 장기간 유지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정상화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양국간 금리차 축소 기대가 강화됐다"고 말했다. 

일본은행. / 로이터 연합뉴스.

시장은 오는 20일 로 예정된 일본은행 금정위를 통해, 추가 인상 시점에 대한 단서가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증권가는 일본이 연내 금리 인상을 단행한다면, 미일 중앙은행의 변동성에 따른  증시 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초 수준이 아니더라도 미국의 9월 FOMC와 대선, 계절성 요인으로 불안정한 증시가 작은 청산 규모에 쉽게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9월 내 가장 주요 변수는 엔화의 추가 강세 여부가 될 것으로 예상하며 엔화의 급격한 강세는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으로 이어질 것이로 보이며 지난 7월 말 저점이었던 141엔 레벨이 주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다가올 20일 BOJ 통화정책 회의에서 금리 동결이 예상되는 가운데 4분기 (10월 또는 12월) 추가 인상 가능성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어 변동성이 예상되며 이에 엔에 대한 투기적 순매수 포지션도 7월 초 이후 증가세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FOMC 다음날인 일본 BOJ 금정위를 앞두고 최근 주요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이 잇따르고 있어서 엔화 변동성 확대 시 엔 캐리 청산 매물 출회가 불가피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7월~8월 초 1차 매물 소화가 전개됐고 엔화 투기적 포지션 또한 순매수 전환되면서 8월 대비 매물 규모는 제한적일 것이다"며, "다만 계절적으로 유동성이 위축된 상황에서 엔 캐리 청산 시장 영향력은 감안해야 할 부으로 달러엔 환율이 140엔 이탈 시 매물 출회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글로벌 대형 이벤트와 아직 남아있는 엔 캐리 청산 여파가 향후 코스피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최근 변동성 확대로 2600선 이하로 떨어진 코스피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다. 

그는 "경기침체 공포가 상당부분 반영되면서 코스피 2600선 이하에서도 매도 실익은 없다고 보이나, 추석 연휴 이후 미·일 중앙은행 불확실성과 엔 캐리 청산 매물 소화 과정을 거치며 코스피 3분기 저점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