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선수들에게 자극제... 코트에 새바람 불어넣는 아시아쿼터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올해 프로배구에 도입된 아시아쿼터(외국인 선수 1명 외에 아시아 국적 선수를 영입할 수 있는 제도)는 2023-2024시즌 최대 관전포인트였다. 국내 선수의 입지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V리그 경기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실제 아시아쿼터 선수들은 외국인 선수 못지않은 활약을 펼치며 코트에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여자부 정관장의 신형 엔진 메가왓티 퍼티위(24ㆍ등록명 메가)다. 인도네시아 국가대표 주전 아포짓 스파이커인 메가는 뛰어난 공격력을 뽐내며 ‘메가톤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5일 오전까지 득점 7위(113점), 공격 종합 3위(46.82%)를 마크하고 있다. 퀵오픈 2위(성공률 51.47%), 오픈 공격 3위(성공률 47.22%), 후위 공격 5위(성공률 39.02%) 등 각종 공격 지표에서 상위권에 올라있다.
새 외국인 선수 지오바나 밀리나(25ㆍ등록명 지아)와 함께 팀 공격을 이끌고 있다. 신형 쌍포를 장착한 정관장은 공격 종합 2위(성공률 44.95%)를 기록 중이다. 범실은 93개로 7개 구단 중 가장 적다.
현대건설의 태국 출신 날개 공격수 위파위 시통(24ㆍ등록명 위파이)도 빼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작은 키(174㎝)에도 엄청난 탄력으로 팀 주축 공격수로 자리매김했다. 득점 14위(56점), 시간차 공격 4위(성공률 66.67%)를 달리고 있다. 지난달 21일 IBK기업은행전에선 56.25%의 높은 공격 성공률로 21점을 몰아치기도 했다. 디그 8위(세트당 3.77개), 수비 7위(세트당 6.45개)를 기록 중일 정도로 수비력도 좋다.
페퍼저축은행의 필리핀 출신 미들블로커 엠제이 필립스(28ㆍ등록명 필립스)도 블로킹 5위(세트당 0.714)로 맹활약하고 있다. 태국 국가대표 세터 폰푼 게드파르드(30ㆍ등록명 폰푼)는 IBK기업은행의 주전 세터로 뛰고 있다.
남자부에선 한국전력의 일본 출신 리베로 이가 료헤이(29ㆍ등록명 료헤이)의 활약이 눈에 띈다.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타팀 감독과 선수들로부터 경계 대상으로 꼽힌 그는 리시브 3위(효율 52.83%), 디그 2위(세트당 3개), 수비 1위(세트당 5.8개)로 선전 중이다.
아시아쿼터 선수들의 활약은 국내 선수들에게 적지 않은 자극이 될 전망이다. 아시아쿼터 선수들의 연봉은 여자부 평균 보수(1억 5200만 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10만 달러(약 1억 3500만 원)로 고정돼 있다. 구단으로선 실력 대비 많은 연봉을 받는 국내 선수를 무리하게 기용하는 것보다 아시아쿼터 선수를 활용하는 게 효율적이다. 아시아쿼터 도입으로 프로배구의 거품이 빠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