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제약바이오, 반려동물 시장 진출 잰걸음

반려동물 인구·시장 빠른 성장세 의약품 시설서 동물약 제조할 수 있도록 개정

2023-09-27     변동진 기자
동물용 의료기기 ‘애니콘주’. /유한양행 제공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반려동물 양육 인구의 급증과 동물의약품 제조 규제가 완화됨에 따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관련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7월 ‘동물약국 및 동물용의약품 등의 제조업·수입자와 판매업의 시설 기준령’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인체용 의약품 제조시설에서 반려동물용 의약품을 제조할 수 있도록 규정이 포함됐다. 기존에는 동물용 의약품을 생산하려면 별도의 ‘동물용 전용 제조시설’을 설치해야 했다.

이에 따라 올 4분기부터 제약업체는 인체용 의약품 제조시설에서 동물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도 빠르게 성장 중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반려동물 시장 규모가 2015년 1조 9000억원에서 2020년 3조 4000억원까지 확대됐다. 오는 2027년에는 6조원대까지 증가한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성장세는 반려동물 양육 인구의 급증과 비례한다. 지난해 말 기준 600여만 가구에서 반려동물을 양육하고, 인구는 1500만명을 넘어섰다.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급증하면서 관련 의약품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한국동물약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동물약품 시장 규모는 1조 4313억원으로 전년 대비 5.1% 성장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반려동물 사업 진출도 이어지고 있다.  유한양행은 최근 반려동물 골관절염에 사용하는 주사제인 ‘애니콘주(AniConju)’를 선보였다. 

유한양행은 지난 2021년 국내 제약사 중 처음으로 반려견 인지기능장애증후군(CDS) 치료제 ‘제다큐어’를 출시한 이후 반려동물 의약품과 사료로 영역을 넓혀왔다.

GC녹십자그룹도 2020년 동물진단검사 계열사인 ‘그린벳’을 통해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 회사 최근 나노 신소재 개발 기업 씨투씨소재와 동물용 의약품과 보조 제품 개발을 위해 협약을 체결했다. 또 태반 전문 기업인 제이비피코리아와 반려동물 영양제 ‘JBP 플라센타(태반) EQ’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대웅제약은 반려동물 서비스 업체 대웅펫을 자회사로 편입하고 유전병 치료제와 동물용 건강기능식품을 개발하고 있다. 나아가 당뇨 신약 ‘엔블로’를 동물용으로도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을 가족, 동반자로 인식하는 인구가 늘고 있는 만큼 의약품뿐 아니라 사료, 용품, 각종 서비스 등 사업영역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