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설'에 억지부리는 중국 네티즌... 서경덕·영국박물관에 악플
[한스경제=이수현 기자]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와 영국박물관이 '음력 설'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후 중국 네티즌의 악플을 받았다.
한국과 중국, 베트남, 필리핀 등 아시아권 국가에서는 음력 1월 1일을 맞아 설 명절을 보낸다. 하지만 많은 서구권 국가에서 설 명절을 중국의 명절인 '중국 설'Chinese New Year)이라고 표기하면서 아시아권 국가를 중심으로 표기를 '음력 설'(Lunar New Year)로 변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에 서구권에서도 '중국 설'을 '음력 설'로 부르는 사례가 늘어났다. 도널드 트럼프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임기 내 설 명절을 축하'음력 설'이라고 언급했고 중국 인기 모델 류원(劉雯)도 2018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음력 설'이라며 설 명절을 축하했다. 또한 캘리포니아주는 설 명절을 공식 공휴일로 지정하며 '음력 설'이라고 표기했다.
이와 함께 영국박물관을 겨냥해 게 20일(현지시간) SNS에 'Korean Lunar New Year'(한국 음력 설)이라고 적으며 박물관 내 설 기념 행사를 홍보했다. 또한 '설맞이'(Celebrating Seollal)이라는 문구를 덧붙이며 한복을 입고 공연하는 사진을 공유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중국 네티즌들은 '음력 설'이 아닌 '중국 설'이라고 주장하며 영국박물관을 비난했다. 행사가 끝난 후 게시물은 삭제됐지만 중국 네티즌은 다른 게시물에 비판 댓글을 게재하며 '중국 설'이라고 억지 주장을 펼쳤다.
'음력 설' 표기 운동을 진행했던 서경덕 교수도 중국 네티즌의 표적이 됐다. 서 교수는 21일 SNS에 "중국 누리꾼들이 SNS로 몰려와 댓글로, 특히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DM)로 무차별적인 공격을 퍼붓고 있다"며 여러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은 서 교수가 받은 메시지로 중국 네티즌들은 "작은 나라(한국)의 도둑들은 자기 나라에 대한 확시이 없다", "음력 설이 아닌 중국 설"이라고 댓글을 남겼다.
서 교수는 중국에서는 음력 설을 '춘제'(春節)라고 부르고, 영어로 번역할 때도 'Spring Festival'로 표현하고 있다"며 "춘제'는 사실 왕조가 교체될 때마다 개최 날짜도 자주 바뀌었다가, 약 2천년 전인 한나라 때부터 음력 1월 1일로 고정된 것이다. 설날과 유래부터 의미까지 완전히 다른 명절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인들의 삐뚤어진 중화사상과 문화 패권주의적 발상이 아시아권의 보편적인 문화를 중국만의 문화인 양 전 세계에 알리는 것은 반드시 바로 잡아야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