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투자자 80%가 암호화폐에도 투자 중...“서로 다른 가치 충돌”

암호화폐와 ESG 가치 상충...."96%가 암호화폐 환경문제 인식"

2022-06-21     박지은 기자
비트코인/연합뉴스

[한스경제=박지은 기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자 5명 중 4명은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NBC는 금융 컨설팅 업체 베터먼트(Betterment)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해 ESG 투자자의 80%가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터먼트는 누가 ESG에 투자하고 있고 왜 투자하지 않고 있으며 그 이유는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최근 과세 대상 투자를 보유한 1000명의 투자자를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 조사를 의뢰했다. 

결과 응답자의 4분의 1 이상(26%)은 현재 ESG 투자를 보유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들 중 59%는 1년 이상 투자를 보유하고 있었다.

ESG 투자자들은 젊은 세대에 속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의 54%가 ESG 투자를 하고 있다고 답해 베이비부머 부머(42%)와 X세대(25%)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절반에 가까운(46%) 응답자가 ESG 투자를 추구하지는 않았지만 관심이 있다고 답했다.

한편, 관심이 없는 응답자의 절반(51%)은 ESG 투자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또 다른 27%는 ESG 분야에 투자하면 수익이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호화폐를 소유하고 있는냐 질문에는 37%가 소유한다고 답한 것에 비해 63%가 소유하고 있지 않다고 답해, 응답자들 중 암호화폐를 소유하지 않은 이가 훨씬 많았다.

눈에 띄는 점은 ESG 투자를 보유한 사람 중 80%가 암호화폐 투자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비해 포트폴리오에 ESG 투자가 없는 사람 중 22%만이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암호 화폐가 채택됨에 따라 일부에서는 채굴 활동으로 인한 에너지 소비에 대한 위험신호가 발생하고 있다. 

베터먼트의 보고서에 따르면 비트코인 채굴만 해도 여러 나라보다 더 많은 전기를 소비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기는 화석 연료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암호 채굴에 사용되는 에너지는 잠재적으로 온실 가스 배출을 증가시킬 수 있다.

이에 CNBC는 ESG와 암호화폐가 추구하는 가치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ESG 투자자를 둘러싼 ESG펀드와 암호화폐의 가치 충돌(conflict of values)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들은 이러한 환경 문제를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암호화폐의 환경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96%였다. 반면 ESG 투자자가 아닌 사람은 절반만 이를 인식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또한 응답자의 76%는 암호화폐가 보다 환경친화적으로 변화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거나 혹은 '중요하다'라고 대답했다. 

다만 ESG 목표 달성을 위해 암호화폐 투자 성과를 희생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은 응답자는 58%였다. 반면 42%는 '희생할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는 17%가 '매우 의향이 있다'고 답했고, 16%가 '의향이 있다'고 답했으며, 25%가 '어느 정도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한편, 26%는 '별로 의향이 없다'고 답했고 16%는 '전혀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ESG 기반 포트폴리오에 투자할 때 투자자들이 꼽은 망설이는 이유로는 수익률 감소 여부(53%)가 가장 많았고, 투자가 미칠 영향(40%)이나 다른 펀드보다 수수료가 높은 경우(39%)가 뒤를 이었다.

CNBC는 최근 시장이 하락함에 따라 투자자들이 ESG 펀드가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된다고 인식하는 정도가 최근 성장세를 지속할 수 있는지에 대한 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터먼트 최고 커뮤니케이션 책임자인 라울 바브나니는 이더리움이 최근 에너지 집약도가 낮은 방법으로 전환한 것을 언급하며 "산업계 자체가 감시와 투자 심리 때문에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