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살았다!” 대선 지고도 지선 자신감...같은 지역 시ㆍ도의원 출마자들 괴리감 “허탈”

2022-04-06     김두일 기자
​제 20대 대통령선거 평택시 개표 결과/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화면 캡쳐

[한스경제=(평택)김두일 기자] "나는~ 살았다!" 이경규가 포효할 때 팀 동료들은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도시어부 시리즈 중 팀 대항전 시 팀이 패하더라도 개인전 기록을 따지며 이경규만 뱃지를 뺏기지 않았던 에피소드에 대한 이야기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 지난 20대 대선에서도 연출됐다. 

국민의힘 후보로 대선 승리를 거머 쥔 윤석열 당선인. 전국의 집계에서는 승리했지만 가장 많은 인구를 보유한 광역단체인 경기도에서의 패배는 많은 아쉬움과 함께 향후 대통령직 수행에 대한 험로를 예고했다. 

이는 취임식 이후 진행될 지방선거의 바로미터로 볼 수있는 지역별 득표가 곧장 연장선상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경기도 지역 중 유독 눈에 띄는 곳은 세계 최대의 미군부대가 위치한 평택시이다. 일반적으로 보수층이 우세할 것이라는 예측 가운데 지역 언론의 여론 조사 결과에서 민주당의 우세가 점쳐졌으며 이는 결국 실제 표결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졌다. 

아이러니하게도 같은 여론조사의 지방선거 예측에서는 국민의힘 소속 전임 시장이 더불어민주당 현직 시장에 앞선다는 여론이 이어져 왔다. 

이렇듯 모순된 결과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측에서는 여론조사에 대한 불신과 함께 실제 지방선거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이 우세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는 지난 대선 당시 지역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승리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현직 단체장과 시ㆍ도의원들은 대선 패배에도 불구하고 지역내 승리를 통해 자부심과 함께 재선을 위한 공천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한 듯 여겨진다. 

국민의힘 측은 여론조사에 대한 불만과 함께 대선 결과가 지선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도 팽배한 상황이다. 

이에 출마자들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전직 시장 출신 후보의 경우 여론조사를 배경으로 국민의힘 경선 자체는 요식행위라는 인식과 함께 표정관리에만 전념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지난 지선에서 단 한석도 얻지 못했던 도의원 후보군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단체장 후보의 안정적인 여론조사 결과와는 달리 지역 내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에 밀린다는 여론조사 결과에 불만이다. 이를 부정하자니 당협 위원장의 우세를 부정하는 듯 하고 인정하자니 본인들의 선거결과를 미리 보는  듯 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이율배반적인 지역 내 민심의 원인으로 지역 위원장이 팀플레이보다 본인 정치에만 여념이 없기 때문이라는 불평도 터져 나오고 있다. 

이런 분위기탓일까. 국민의힘 평택시장 후보들 중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안정적인 국정수행을 위해 주한미군과 평택 2함대 및 삼성반도체 등이 위치한 평택시는 반드시 되찾야 한다는 의견에 따라 급기야 후보 단일화를 촉구했다. 

국민의힘 평택시장 예비후보자 단일화 촉구 기자회견/ 김두일 기자

이들은 후보 단일화와 팀플레이를 통해 시ㆍ도의원까지 과반 이상의 의석을 확보하는 것이야말로 윤석열 정부의 국정수행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다시 도시어부로 돌아가면 이경규의 "나는 살았다"는 시청자의 재미를 위한 설정임에도 불구하고 이어지는 에피소드에서 동료들의 비난과 비판 그리고 불신 및 이기적인 소모전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한편, 앞으로 60여 일도 채 남지 않은 지방선거에서 지역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가 그대로 이어진다면 단체장은 국민의힘, 기타 시ㆍ도의원은 더불어민주당에 유리한 상황으로 예측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