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 달래기?' 식품업계, 주주친화 경영 박차

2022-02-14     양지원 기자
삼양식품 전경./삼양식품 제공.

[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증권시장에서 소액주주들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 적극적으로 정보 교환을 나누고 집단행동에 나서는 등 주주로서 권리를 주장한다. 전반적인 기업들이 소액주주 달래기에 나선 가운데 식품업계 역시 주주친화 경영을 내세우며 이미지 쇄신에 나섰다.

삼양식품은 ESG경영에 기반한 주주친화 경영에 속도를 낸다고 밝혔다. 최근 열린 이사회에서 자기주식 매입, 배당금 상향, 전자투표제도 도입을 확정했다.

삼양식품은 70억원을 들여 자사주를 취득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자사주 매입은 2021년 기말 재무제표 기준 배당가능이익 한도 내에서 결정됐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식가치를 제고하고, 매입한 자사주를 향후 임직원의 성과 보상 방안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배당금을 상향했다. 전년도 800원에서 200원 인상된 1000원으로 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75억3000만원으로 배당성향은 13.4%이다.

또 오는 3월 23일로 예정된 정기주주 총회에서 전자투표제도를 도입한다. 주주가 주총에 직접 참석하지 않아도 전자투표시스템을 통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앞으로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다양한 주주친화 정책을 검토하여 도입할 계획이라고 했다.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 맘스터치는 공개 매수를 통한 자진 상장 폐지를 선언했다. 최대주주인 한국에프앤비홀딩스는 자사주를 제외한 잔여 지분 15.80%(1608만주)를 20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공개매수한다고 공시했다. 맘스터치는 공개매수 목적을 자발적 상장폐지라고 설명했다. 공개매수가격은 6200원이다.

업계는 공개 매수가를 임의 조정하지 않고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한 게 주주 친화적인 결정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업계에서는 너나할것 없이 소액주주들을 달래는 정책에 나서고 있다. 소액주주들의 집단행동이 두드러지면서 이들을 관리하는 것도 리스크 관리의 일환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식품업계의 경우 지난해 사조산업과 소액주주들의 갈등이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사조산업 소액주주들은 배임의혹에 휘말린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해임안과 기타비상무이사 선임안을 안건으로 올리며 경영권 분쟁을 벌였다. 사조그룹은 비상장 계열사인 캐슬렉스 골프장 합병을 추진했으나 소액주주 반대로 무산됐다. 캐슬렉스제주는 주지홍 부회장이 49.5%, 사조시스템즈가 45.5%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사조그룹은 올해 주진우 회장의 장남 주지홍 부사장을 그룹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소액주주연대는 오는 3월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주 부회장과 기싸움을 펼칠 예정이다. 소액주주연대는 주주명부 열람을 청구함과 동시에 배당금 상향, 전자투표제 도입 등을 일반의안으로 제안할 계획이다.

사조산업이 주주가치 제고를 약속한만큼 이번 정기주주총회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의결권을 가진 소액 주주들의 표심으로 기업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면서 주주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주주 친화정책은 더 강화될 전망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