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부활 이끄는 손태승 회장의 꿈과 야망 (5)해외로 눈을 돌리자

2021-09-08     송진현 기자

[한스경제 송진현] 우리은행은 지난 2017년 격동의 한 해를 보내야 했다.

그해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우리은행은 탄탄대로를 걷는 듯했다. 바로 직전 해인 2016년 우리은행은 오랜 숙원이었던 민영화에 성공했던 터였다. 한화생명과 한투증권, 키움증권, 아이엠엠 프라이빗에쿼티, 미래에셋자산운용, 유진자산운용, 동양생명 등 7개사에 29.7%의 지분을 쪼개 판 것이다.

정부는 당시 지분 매각에 앞서 해당 주요 주주들에게 사외이사 추천권을 부여해 사실상 경영을 일임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우리은행의 이 같은 민영화를 주도한 주인공이 당시 이광구 행장이었다. 이 행장은 민영화에 성공하면서 대내외적으로 우리은행의 옛 영광을 되찾을 수 있는 호기를 맞은 상태였다.

하지만 전혀 에상하지 못했던 뜻밖의 돌발 변수가 생겼다. 그가 채용비리 혐의에 연루되면서 그해 10월 전격적으로 사퇴한 것이다. 우리은행으로선 상당한 혼란에 빠져들 수 있는 순간이었다.

여기서 우리은행의 이사회를 주도한 과점주주들은 손태승 글로벌 부문장을 행장 대행으로 긴급 선임했다. 우리은행의 글로벌화를 이끈 그의 경영 능력을 높이 평가한 결과다.

과점주주의 전폭적 신뢰를 얻은 손 행장은 다음해인 2017년 3월 우리은행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당시 손 행장이 은행장으로 발탁된 것은 우리은행 역사에 비춰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보통 국내 영업을 총괄하는 부행장이 서열상 앞에 있었고 은행장 1순위 후보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손 행장은 오랜 기간 글로벌 부문을 지휘하면서 상당한 성과를 냈다. 153개 지점을 갖춘 인도네시아의 소다라은행을 인수한 것을 비롯해 136개 지점망을 갖춘 ‘비전펀드 캄보디아’(현 WB파이낸스)도 사들였다. 국내 금융권의 동남아 공략에서 선두주자가 우리은행이었다.

우리은행은 현재 23개국 총 449개 지점망을 운영하고 있다. 해외법인만 하더라도 우리아메리카은행과 우리파이낸스미얀마, 우리웰스뱅크 필리핀 등 11개에 달하고 있다.

손태승 회장은 은행장에 이어 2018년 우리금융 그룹 회장에 취임한 이후에도 해외 영업망 개척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내에선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글로벌 무대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심산이다. 국내 제조업체가 전세계로의 수출에 성공했듯 금융도 해외로 뻗어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것이다.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우리은행은 해외 영업망을 통해 13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거뒀다. 올해들어서는 더욱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다. 1분기 기준 우리은행 해외법인들이 거둔 당기순이익은 40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1.6%나 증가했다.

손태승 회장의 글로벌 역량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금융권이 예의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