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품은 정용진의 신세계, 유통가 신모델 제시할까

이마트, SKT와 ‘인천 SK와이번스 프로야구단 인수’ 관련 MOU 체결 야구관객=온라인 고객층, 시너지 확대 도모 유통과 스포츠를 결합해 다양한 시도 확대, 상품에서부터 체험형 시설까지

2021-01-26     변세영 기자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 / 신세계 제공

[한스경제=변세영 기자]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SK텔레콤이 전개하는 프로야구단 SK 와이번스를 인수하기로 했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변화는 구매환경 속 이마트가 스포츠를 활용해 어떠한 유통 전략을 선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이마트는 26일 SK 와이번스의 지분 100%를 갖는 SK텔레콤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고 밝혔다.

거래대상은 주식과 토지(건물)다. 주식 1000억원(100만주), 와이번스가 사용 중인 토지 및 건물 등 352억원을 합해 총 1352억원의 매매계약이 이뤄질 계획이다. 계약 체결 후 KBO·인천시·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기관의 승인을 통해 거래는 종결된다.

이마트의 이번 인수는 당장의 수익증대보다는 미래를 위한 투자로 해석된다. 실제 SK 와이번스는 2019년 매출 561억원을 올렸지만, 적자를 봤을 만큼 수익성 있는 사업은 아니다.

야구단 매출은 광고와 입장권판매수입, 상품매출수입 등으로 이루어진다. 이중 광고수입(네이밍 스폰서쉽 등)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SK와이번스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 팀인 NC 다이노스의 경우 김택진 대표체제의 엔씨소프트(엔씨)가 구단주로 있다. 이들은 지난 2019년 매출 445억원에 영업이익은 13억원 수준을 올렸다. 같은 기간 엔씨가 556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는 점에서 야구사업이 매출 기여도에는 미미한 영향력 수준이지만 광고 효과는 상당하다는 평가가 많다.

엔씨는 다이노스 한국시리즈 진출 당시 게임을 활용해 이벤트를 펼치거나 야구에 자사 브랜드를 노출하는 등 다양한 광고 이익 효과를 거둔바 있다. 지난해 다이노스는 우승 후 엔씨가 전개하는 게임에 등장하는 일명 ‘집행검’ 세리머니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마트는 구단 유니폼에 자사 로고를 넣어 브랜드 각인효과를 노리고 야구장 내 스크린 등에 브랜드 노출 등을 도모해 광고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국내 프로야구 관중의 절반 이상이 2030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 +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인데다, 축구와 비교해 여성관객 비율이 높다는 점에서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야구 관객들이 온라인 시장 주 고객층과도 일치한다는 점에서 충성층 확대로도 이어질 수 있다.

신세계그룹은 “온오프라인 통합과 온라인 시장의 확장을 위해 수년 전부터 프로야구단 인수를 타진해왔다”며 “기존 고객과 야구팬들의 교차점과 공유 경험이 커서 상호 간 시너지가 클 것으로 판단해 SK와이번스 인수를 추진했다”고 밝혔다.

신세계는 유통과 스포츠를 결합해 다양한 서비스를 전개할 계획이다. 해당 시설은 스타필드가 도입한 스포츠 테마파크 '스포츠몬스터'. / 신세계프라퍼티 제공

굿즈와 같은 상품사업 전개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 채널을 활용해 단독으로 유니폼, 야구공, 볼캡 등 야구용품을 선보이면 타 이커머스와는 차별화된 상품력을 가질 수 있다. 신세계그룹은 자사 역량을 담아 생활용품, 반려동물용품 등 다양한 카테고리 관련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며 소비자들이 야구를 접할 수 있는 상품군을 확대할 전망이다.

주 수입원은 아니지만, 외식 브랜드를 활용해 부가적인 매점수입도 기대해볼 수 있다. 가령 구장 내 매점 형태로 노브랜드버거 등을 비롯한 이들의 외식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입점하는 등의 형태다.

오프라인 채널에도 다양한 변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 부회장은 오프라인 매장의 새로운 경험, 즉 ‘체험’을 강조해왔다. 지난 2016년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하남과 관련해서도 "앞으로 유통업의 경쟁 상대는 테마파크나 야구장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정 부회장은 스타필드라는 쇼핑 공간에 풋살, 농구, 암벽등반 등의 활동을 즐길 수 있는 국내 최초 스포츠 테마파크인 ‘스포츠몬스터’를 국내 처음 도입할 만큼 체험형 시설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번 야구단 인수를 통해 오프라인 채널 내 야구 관련 콘텐츠를 마련, 온라인과 차별화된 전략으로 소비자 공략에 나설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그룹은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하여 ‘보는 야구’에서 ‘즐기는 야구’로 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