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콜마 회장, “韓여성들 곧 싼 값에 몸을 팔거다” 영상 시청강요 논란

한국콜마 회장, 직원조회서 극보수 유튜버 영상 틀어…“여성 비하 발언도 담겨” 한국콜마 회사 측 “한일관계 냉정하게 봐야 취지” 한국콜마, 사내 비판 글 게재…회사 홈페이지 마비

2019-08-09     고예인 기자
한국콜마 회장, 직원조회서 극보수 유튜버 영상 틀어…“여성 비하 발언도 담겨” / JTBC방송화면캡처

[한국스포츠경제=고예인 기자] 국내 유명 화장품 업체인 ‘한국콜마’의 윤동한 회장이 ‘한국 여성들이 곧 싼 값에 몸을 팔 거다’고 주장하는 내용의 영상 시청을 직원들에게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한국콜마 측은 “한일 갈등을 냉정하게 바라보자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8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윤 회장은 6일과 7일 세종시 본사와 서울 내곡동 신사옥에서 직원 700여명을 대상으로 월례조회를 했다. 이 자리에서 윤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일본 수출규제에 대한 한국의 대응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공개됐다.

윤 회장은 임직원 700여명이 의무적으로 참석한 조회에서 “다 같이 한번 생각해보자”며 영상을 틀었다고 직원들이 전했다.

해당 영상은 문재인 정부의 대응을 비난하는 내용과 욕설이 다수 섞였다. 그러나 그 내용을 표현함에 있어 속어와 비어가 난무해 문제가 됐다. 영상 속 유튜버는 “아베가 문재인의 면상을 주먹으로 치지 않은 것만 해도 너무나 대단한 지도자임에 틀림이 없다”거나 “김정은하고는 케이크를 또 잘만 X먹었다. 그 XX을 떨면서도 한일 관계가 최악이라고 (말했다)” 말하는 등 과격한 표현을 일삼았다.

또 여성에 대한 극단적이고 자극적인 비하도 있었다. “베네수엘라의 여자들은 단돈 7달러에 몸을 팔고 있다. 그리고 곧 우리나라도 그 꼴이 날 것”이라 말하는 영상을 한국콜마 직원들은 강제로 시청해야 했다.

월례조회는 한국콜마 직원이라면 모두가 의무적으로 참석해야 하는 행사였다. 직원들은 개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문 대통령에 대한 비난이 난무하고 한국 여성을 비하하는 영상을 봐야만 했던 것이다.

조회 후 사내 익명게시판에는 ‘한국콜마 보수채널 유튜브 강제시청’이라는 제목으로 “윤 회장이 한 유튜버의 보수 채널을 강제 시청하게 했고, 저급한 어투와 비속어, 여성에 대한 극단적 비하가 아주 불쾌했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직원들은 “수백 명이 모인 자리에서 이런 동영상을 틀었다는 것 자체가 충격이었고, 불편했다”면서 “‘화이트리스트로 일본 원료약 수입에 대한 부담 때문에 이런 얘기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한국콜마는 윤 회장이 국가 간 관계에서 이 유튜버와 같은 극단적 대응을 자제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영상을 틀었다고 해명했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화장품업계 상황이 전반적으로 안 좋은 상황에서 일본 수출규제까지 덮치자 이 유튜버처럼 감정적 대응을 해서는 위기를 헤쳐나갈 수 없다는 의미에서 영상을 튼 것”이라면서 “그 유튜버 생각에 동조해서 영상을 튼 것이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한번 생각해보자’는 말도 그런 의미에서 나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한국콜마의 회사 홈페이지는 마비된 상태다. 한국콜마는 유명 화장품 브랜드에 제품과 원료를 제공하는 회사로, 상당한 기술력을 인정받는 업체로 알려져 있다.